3월분 교수실기
먼 옛날부터 이런 말이 지금까지 성행하고 있다. <<영웅도 미인관은 넘지 못한다..>>(英雄难过美人关 )<<강산보다 미인을 더 사랑한다.>>(不爱江山爱美人) 시초에 나는 이 말에 대한 그 깊은 의미를 잘 음미했다고 가슴치며 담보했었다. 그것은 기나긴 력사를 돌이켜볼때 이러루한 실례가 하도 많았기때문이다. 하지만 난 오늘 이 말에 담긴 철학적 의미를 다시 한번 더욱더 심심히 느끼게 되였다.
4월초순에 학교에서 강연경색이 있다 하여 나는 반급의 학생들가운데서 할만한 선수를 뽑다가 녀학생 반소옥과 최경림을 놓고 어찌할 방도가 나지 않았다. 둘 다 그만한 소질이 있고 매우 열심히 아무 일이나 다 잘하는 학생들인지라 누구를 선발할지 몰라 둘 다 준비하라고 했다. 하면서 경색하기전 1주일에 반급에서 둘이 경색하여 이긴 학생이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이 일이 너무나도 <<희극적인 >>일을 일으킬줄이야.
쌍어(双语) 경색인지라 먼저 조선말경색을 진행했다. 최경림학생은 외우기도 잘 외웠고 발음도 똑똑하게 참 잘했다. 하지만 반소옥학생은 외우지도 못했거니와 발음도 별로 똑똑하지 못했다. 어느 누구를 들으라해도 최경림학생을 선택할것은 뻔한 현실이였다. 그런대로 한어말경색을 마저 끝냈다. 두 학생이 다 매우 잘 외워냈다. 그러나 역시최경림학생의 강연이 더 뚜렷이 나타났고 반소옥학생의 강연은 너무도 슴슴했다. 처음에도 그러했거니와 이번에도 나는 최경림 학생에게 나의 선거표를 무조건 주기로 했다. 선거표를 나누어주면서 나는 이 두 학생을 얼핏 보았다. 반소옥은 머리를 푹 수그리고 풀이 죽어 앉아있었고 최경림은 허리를 곧게 펴고 자신만만해 앉아서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빤히 올려다보고 있었다. 너무나 현저한 차이가 나는지라 나는 아무런 여유도 없이 학생들에게 물었다.
<<동무들, 다 들어봐서 알겠는데 지금부터 투표해봅시다.>> 투표장이 눈처럼 날아들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내 눈에 띄이는것은 최경림보다 반소옥이란 글이 더 많았다. 이 투표대로 한다면 최경림학생이 락선되는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였다. 그러나 지금 형편에서 반소옥 학생더러 그걸 다 외우고 더 잘할수 있도록 지도한다는것은 너무도 불가능한 알이였다. 하는수없이 나는 작은 꾀를 부렸다.
<<저기요. 지금 이 투표결과를 보니 상하가 잘 나지 않는구만요 다시 한번 경색하겠으니 이번엔 반급의 리익을 고려하여 많이 생각하고 개인감정은 뒤로 놓아봅시다.>>
하지만 결과는 다시 한번 나의 기대를 사정없이 뭉개놓았다. 내 말이 시작도 되기전에 전 반에 <<반소옥,반소옥…>>하는 웨침소리가 울렸다. 심지어 안재원 학생은 손에 한묶음이나 되는 종이장을 흔들며 누구보다 힘차게 웨쳐대고 있었다. 형세는 완전히 내 추측과 딴 판이였다. 나의 눈길은 저도 모르게 최경림학생에게 옮기였다. 아까와는 너무도 다른 상태였다. 초점잃은 눈으로 자기 손만 내려다보며 애꿎은 입술만 이발로 힘차게 씹어대고 있었다. 너무도 실망한 모습이였다. 이때에야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학생들을 겨우 제지시키고 이 두 학생에 대해 공평하게 평가해주었다. 그리고 한어선생님과 나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했다. 그리고 학생들의 태도를 다시 한번 청했다. 그랬더니 이제야 많은 학생들이 최경림한테 쏠리는것이였다. 갑자기 안재원학생이 <<아이구, 이렇게 많이 만들어놓은 선거표가 물거품이 되고 말았구나>> 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원래 이 학생은 우리 전반 학생의 몫을 다 자기 혼자 책임지고 자진하여 썼는데 몽땅 <<반소옥>>라고 썼던것이였다. 그 애의 실망어린 소리를 들으며 내 마음은 무겁기 그지없었다. 너무도 학생들의 무지한 행동이라서랄가 아니면…하여튼 마음속 깊은 곳이 바늘로 찍듯이 아프기만 했다. 그런대로 반공실에 내려왔다.
한창 숙제책을 매기는데 갑자기 전화소리가 울렸다. 최경림학생의 어머니였다. <<저 김선생님, 우리 경림이가 선거되였다는게 정말입니까? >>최경림어머니의 흥분어린 목소리에 나는 금방 경림학생이 교실밖으로 씽 하고 뛰여나가던 모습이 떠올랐다. 너무다 기쁜 나머지 제 엄마한테 전화한 모양이였다. <<선생님 우리 경림이가 얼마나 근심했는지 아십니까? 자기의 상대가 반소옥이라면서 반소옥은 예쁘게 생겼는데 자기는 못생겼길래 무조건 될수 없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자기네 반 남학생들은 대부분이 다 반소옥을 매우 이쁘게 봐준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나도 한쪽으로 근심하면서 련습시켰는데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선생님의 지지가 없으면 우리 경림이는 아무런 희망도 없을겁니다.>>
나는 다시 한번 놀랐다. 다른게 아니라 이제 방금 8살난 어린 아이가 이런 생각 까지 한다는게 너무도 놀랄 일이였다. 확실히 반급에서 반소옥학생이 이쁘게 생겨 모두 좋아한다는것을 잘 알고있지만 애들 심리마저 이렇게 때이르게 성숙될줄은 생각도 몰랐다. 자기의 생김새때문에 자비심을 가진 최경림이나 이쁘게 생긴 반소옥을 좋아하는 반급애들에 대해 다시 한번 음미해보게 되였다.
그렇다. 미를 추구하는것은 인간의 본능인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절대로 부인할수 없는것이다. 그러나 이 미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어떻게 추구하는가 하는것은 사람마다 다를수 있는것이다. 어린 학생들에게 미에 대한 인식을 바르게 잡아주는것도 교원의 불가피한 책임인것이다. 학생들에게 옳바른 심미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나 자신부터 행위를 옳바르게 해야겠다는것을 심심히 느끼는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