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씨를 뿌리고 수박을 거두어들이려했다.
강당에서 다시한번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가 울렸다. 사람마다 흥분된 목소리로 자기의 감정을 마음껏 토로하고 있었다. 누구나 저도 모르게 동감을 표시하며 더 성수나게 박수를 쳐댔다. 무슨 일이냐구요? 원래 북경사범대학교수인 钱志亮의 강좌가 그토록 우리 청중들의 심금을 울렸던것이다.
<<어떤 교육자들은 <가르쳐서 모르는 학생은 없다. 오직 가르칠줄 모르는 교원이 있을뿐이다.>라고 하는데 이 말은 완전히 틀리는 말이라고 봅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해보십시다. 깨를 심어놓고 수박을 거두어들일수 있습니까? 천만에요 麻袋 에다 아름다운 꽃을 수놓을수 있을가요? 그건 아름다운 꽃이 아니라 <<麻花>>밖에 될수 없습니다. 그러니 < 가르쳐서 모르는 학생이 없다> 는 이 말이 너무도 어처구니 없는 말이라고 할수 있지 않겠습니까?>>
참으로 어쩌면 내 심금을 울리는 멜로리라 할가? 하여튼 내 귀에 싫지는 않았다. 동시에 저도 몰래 가르쳐서 모르는 학생이 없다는것을 증명하기 위해 밤잠도 못이루며 가슴을 앓고 아득바득 애를 써가며 솔직히 말해 아이들이 알아듣는지도 모르는 강의를 반복하고 또 반복해나갔던 나의 모습이 주마둥마냥 떠올랐다. 어쩌면 이리도 <<돌대가리>>일가 하는 의문과 원망을 안고 단가마우의 개미처럼 안달복달해왔던 지난 일들이 너무도 어리석은 짓이였구나 하는 생각이 갈마들었다. 애차피 깨심은게 수박이 자랄수는 없는게고. 그런데 갑자기 우리 반 김소옥의 얼굴이 떠올랐다. 초롱초롱한 두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는 우수생 왕열용과 같이 앉는 소옥이는 너무도 열용이와 선명한 대조를 이룬 애였다. 흐릿터분한 눈길로 이따금 가만히 내 얼굴을 쳐다보는 그 애를 진정 난 내 넓은 가슴으로 품어보려 애썼지만 잘 되지 않았다. ( 정말 가르쳐서 꼭 알게 해야지) 라는 일념으로 달래도 보고 욕해도 보며 공부시켰는데도 웬 일인지 학습하는걸 보면 언제나 내 노력과 정비례를 이루지 못하고 번마다 정말 내 가슴에 못이라도 박는다고 할수는 없지만 너무나도 날 실망하게 했다. 그랬더니 그 애도 이젠 나 보기가 창피한지 아니면 무서운지 언제나 내 눈길을 피해가며 내 눈길과 마주치는 것을 매우 꺼리군했다.
그럼 소옥과 같은 이런 애가 깨란 말인가? 내가 정말 이런 <<깨>>들을 <<수박>>으로 만들려한것이 틀렸단말인가? 정말로 갈필를 잡을수 없었다. 하지만 난 이것만은 긍정할수 있었다. 깨를 깨라고만 볼것이 아니라 그 깨들을 수많은 곤난과 역경을 겪고난후 더 향기롭고도 쓸모많은 깨기름으로 만들어낼수 있다는것을 그 고난과 역경을 겪고 난후의 깨들은 더 견강해질것이고 더 보람차게 인생을 살아갈것이라는것을 나는 믿어의심치 않는다.
교수님의 강좌는 여전히 열조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열렬히 진행되고 있었다. 이따금 박수소리가 우뢰같이 터져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우리 반의 <<깨>>들 때문에 제나름대로 사색에 빠져 그 열렬한 분위기속에 뛰여들지 못했다. ( 언제면 <<깨>>씨가 없고 다 <<수박>>씨였으면 얼마나 좋을가?) 너무도 어리석은 <<꿈>>이지만 난 손꼽아 빌련다. 두손 모아 열심히 말이다.
